불꽃 수사의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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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떼올리베또'에 해당하는 글(2)
2008.04.15   몬떼 올리베또 수도원 여기 저기~~ (토스카나)
2008.04.04   아름다운 토스카나와 몬떼 올리베또 가는 길 1


몬떼 올리베또 수도원 여기 저기~~ (토스카나)
몬떼 올리베또 수도원 내부 사진들을 몇장 올려 본다. 이 곳 수도원 방문 소감은 수도원 발행 잡지 [분도 芬道] 여름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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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중심인 제대. 미사는 이곳에서 봉헌된다. 형제들이 제대를 중심으로 아담하게 둘러서서 미사를 봉헌하였다. 젊은 형제들이 많아서인지 성가 소리는 아주 경쾌하고 아름다웠다.

수도자들의 기도석인 '코러스'(가대)는 제대 반대편에 위치해 있었다. 미사 이외의 모든 기도는 코러스에서 거행하였다.

외국에 와서는 기도석에 무릎을 꿇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내 체형이 서양 사람들 그것과 달라서인지, 정강이가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높이와 딱딱하기가 왜관의 장궤틀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왜관 수도원에 있던 내 체형에 딱 맞는 기도석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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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금요일 밤에 찍은 사진이다.

제대 앞에 예수님께서 무덤에 계신 모습을 묘사한 전신상을 갖다 놓았다. 뻬루쟈(Perugia)에서 이태리말을 배울 때 보니까, 성 금요일 밤에 신자들이 이 상을 모시고, 골목 구석 구석을 돌며 수난 예식을 하였다. 신자 네 사람이 번갈아 가면서 메고 가고, 중간 중간에 멈춰서서 성가를 부르고, 기도를 바치며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였다.

이 수도원에서는 그렇게는 하지 않았다.

이 날 밤에 비가 무지 무지하게 내렸기 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연세 드신 수도자들을 제외한 모든 수도자들이, 저녁 식사 후에 인근 교구에서 있었던 십자가의 길 기도에 참석하였다.

끝기도를 하기 위해 성당에 도착하니까, 연세 드신 수사님 몇 분이 개별적으로 기도를 하고 계시고, 다른 분들은 오지 않았다. 물어보니, 다른 곳에서 하는 십자가의 길에 참가하기 위해 떠났다고 했다.

그래서, 이 분들과 함께 TV방에서, 로마의 꼴로세오(꼴로세움)에서 교황님과 함께 바치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보았다. 로마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십자가 옆에 휏불을 들고 있는 남녀 한 쌍은 기도가 끝날 때까지 꼬박 비를 맞고 있었다.

교황님과 성가대는 텐트 안에서 기도를 바쳤는데, 텐트에 고인 물이 연신 떨어지는 것이 텔레비젼에 비쳤다. 신자들은 추운 날씨에 두꺼운 옷을 입고, 우산을 들고 꼴로세오 주위에서 함께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다. (올해 꼴로세오에서의 십자가의 길 기도는 중국 교회가 많이 부각되었다...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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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코 벽화가 아름답게 그려진 수도원 복도.

베네딕도 성인의 생애를 벽화에 옮겨 놓았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 그림들을 보기 위해 찾아온다. 왜관에 있을 때, 수도원에서 보았던 책 속의 많은 그림들이, 이 수도원에 그려져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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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도 성인이 수비아꼬에서 은수생활을 하고 계실 때, 로마누스가 절벽 위에서 음식을 내려 주는 장면.

이곳에 그려진 모든 벽화에는 수도자들이 흰색 수도복을 입고 있다. 올리베따노 수도자들이 흰색 수도복을 입기 때문인 것 같다(white mo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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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건물은 성당과 수도자들이 생활하는 건물이다. 오른쪽 건물은 일반 신자들이 방문하여 머물 수 있는 건물이고, 기념품 가게도 있다. 엽서나 사진, 책들, 수도원에서 만든 포도주, 전통의 비법으로 제조된 화장품이나 비누 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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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식당.
넓고, 많은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어떤 수도원에 가 보면, 성서 이야기들 중에서 일부러 밥 맛이(빵 맛인가?!!) 떨어지는 그림을 식당 벽과 천장에 그려 놓은 경우가 있다!!~~ 여기는 그렇지는 않았다.  

식사 때는 침묵을 지키고 독서를 들었다. 성 금요일에는 아빠스님께서 직접 식사 중에 독서를 읽으셨다.

음식이 나올 때 마다 여러 형제들이 봉사를 하여 음식을 분배하였다. 단 주의 사항!!  한번 지나 간 음식 접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로마 안셀모 수도원에서는 음식 접시를 두 번 돌린다. 부족하면 더 덜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남은 음식은 바로 주방으로 직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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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 놓을 수 없는 곳.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수도원의 포도주 저장 창고.

5,6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내 키보다 더 큰 포도주 통들이 지하실 양 옆으로 즐비하게 들어차 있었다. 지금은 이 통들이 오래 되어서 여기에 포도주를 저장하지는 않고, 다른 곳에서 제조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수도원 반경 몇 십 킬로 이내에 유명한 포도주 산지들이 포진해 있었다. 가장 유명한 토스카나의 끼안티 포도주, 몬떼풀챠노, 몬딸치노 ...

 


아름다운 토스카나와 몬떼 올리베또 가는 길
    한국에는 두 곳에 남자 베네딕도회 수도원이 있다. 한 곳은 경북 왜관에 있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http://osb.or.kr )이고, 다른 한 곳은 경남 고성군에 있는 고성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http://osb.brothers.or.kr) 이다.  

    왜관 수도원독일 뮌헨 근처의 샹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수도자들에 의하여 한국에 세워졌고, 고성 수도원이탈리아의 몬테 올리베또(Monte Oliveto Maggiore) 수도원을 총원으로 하고 있다.
 
    베네딕도회는 자치적인 성격이 강한 수도회라서, 지역이나 설립 수도원을 중심으로 여러 연합회로 나뉘어진다. 왜관 수도원과 고성 수도원은 같은 베네딕도회이지만, 다른 연합회에 속한 수도원들인 셈이다.


이태리에 머무는 동안 몬떼 올리베또 수도원을 방문하고 싶었는데, 성주간 동안에 방문하게 되었다. 성주간에 로마에 머물러야 하나, 다른 곳을 방문할까 고민하다가 성주간 1주일 전에 몬떼 올리베또 수도원의 아빠스님께 메일을 드렸다.
 
"가도 될까요?"  다음날 아침에 바로 팩스로 답이 날아왔다. "당연히 와도 되지!!" 그리고 오는 방법까지 팩스 용지에 가득 적어 주셨다. 나중에 알았지만, 18년 동안 수도원장직을 수행하고 계신 아빠스님은, 내가 다니고 있는 라떼란 대학교에서 사목신학을 공부하셨다고 한다. 무척 활기 있고 친근감 있게 맞아주셨다.

의정부 교구 신부님 한 분과 함께 로마 떼르미니 역에서 기차를 탔다. 목적지는 아쉬아노(Asciano)역. 도착해서 전화를 하면 수사님이 마중을 나오신다고 했다. 중간에 Chiusi 에서 시에나 행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기차편이 많지 않은 노선이라서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는데,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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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로 계속 가면, 가타리나 성녀로 유명한 '시에나'가 나온다. 그리 멀지 않은 듯.

기차 철길 옆으로는 넓은 밭들과 벌판이 펼쳐져 있고, 먼 산의 구릉에는 새파란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토스카나 지방이 아름답다는 것을 그냥 느낄 수 있는 풍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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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iano 라는 동네는 아주 작은 곳이었지만, 기차 역이 두 개나 있었다. 역 이름이 Asciano Monte Oliveto Maggiore 였다. 수도원 이름을 딴 역이었다.

이런 것 까지 미처 알지 못한 우리는 다른 역에서 내려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다. 근 두 시간을 기다렸는데, 우리를 태우러 테오도로 수사가 나왔다. 다른 역에 갔다가, 필시 잘못 내렸을 것 같아서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정말 이 작은 촌 동네에 역이 두 개나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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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수도원으로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봄이라 풀이 자라기 시작한 구릉 사이의 꾸불꾸불한 길을 달렸다. '야!! 아름답다' 라고 말하는 순간, 다른 장관이 펼쳐지곤 했다.

경치에 취해 사진을 찍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 사진들은 돌아오는 길에 찍은 것이다. 테오도로 수사가 중간 중간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차를 세워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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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날은 이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그 다음 부터 성주간 내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비가 계속 내리고, 먼 산 높은 곳에는 눈도 보이고... 무척 추운 성주간을 보냈다. 해발 500 미터에 있는 수도원의 방은 정말 추웠다!!  간간이 스팀이 돌긴 했는데, 감당이 안 되는 것 같았다.

결국 마지막 날에는 아빠스님이 며칠 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우리를 위해, 옆 동네에 미사를 하러 가시면서 우리를 태우고 가셨다. 미사를 드리는 동안 우리는 중세의 성곽 도시를 둘러 보라고 하셨다. 그 때 3,40분 동안 날씨가 아주 화창했고, 미사를 마치고 수도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날씨가 악화되더니만, 우박까지 퍼붓기 시작하였다.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을 다녀 오는데 이런 꼴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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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usure 라는 중세 성곽 도시에서 내려다 본 풍경. 멀리 구릉에 양떼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이곳은 인근에 시에나피렌체라는 강력한 도시 국가가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지배하에 늘 있었다. 중세로 부터, 이들 도시간의 경계 지점에 있는 성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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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usure는 다른 곳 보다 높은 곳이라서 주변 경치가 좋았고, 자그마한 도시들이 모두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에 수도원도 보였다.

수도원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 이렇게 높은 곳에 어떻게 이런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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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과 조금 떨어져 있지만, 수도원 들어가는 길목에 성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레스토랑이 있고, 주차장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지만, 예전에는 이 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수도원으로 들어가지 못했을 것 같았다. 아마 유사시에는 다리를 들어 올리고 접근을 차단했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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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안 쪽에서 바깥으로 바라 본 장면>> 

성문을 통과하여, 산 길을 걸어 내려오면, 수도원 입구에 일반 신자들이 머물 수 있는 집이 있었다. 안내문이 영어, 독일어 등으로도 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많은 사람들이 수도원을 방문하고 머무는 것 같았다. 그 집에 딸린 수도원 기념품점도 있었다.

오랫 역사를 자랑하는 수도원인 만큼(1313 년 베르나르도 톨로메이 수도생활 시작) 수도원 내부에 볼거리도 많았고, 수도자들의 기도도 아름다웠다.  늘 수도원 앞에는 내부 관람을 하기 위해서 기다리는 사람들, 기념품점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 이 사람들이 무엇을 보기 위해 오는지는, 개봉 박두!!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작성할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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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신과 감성을 새롭게 해 주었던 깊은 체험들도, 마치 시간이 지난 빛 바랜 천연색 사진처럼, 내 컴퓨터 하드 디스크 안에 여기 저기 파편화 되어 묵히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내 기도의 벗들에게 사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습니다. 또한 내 삶의 기록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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