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 식사를 하고 이 곳 형제들과 수도원 주위를 산책하고 있는데, 지난 번 베네딕도 축제를 하던 큰 건물이 뭔가 행사 준비를 한다고 분주하였다. 그리고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벌써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 오는지는 모르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본래 이 건물은 농기구를 넣는 창고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 안에 들어가 맥주를 마시며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곳 이었다. 안에는 벌써 록 콘서트를 위한 조명 장치와 음향 장치들이 완전히 셋팅되어 있었다.
끝기도 후에 구경!!을 갔다. 지금 수도원 한쪽 귀퉁이에서 열흘 동안 열리고 있는 '치르꾸스'(서커스) 에도 수도자들은 무료로 입장했다. 그리고 록 콘스트도 무료로 입장을 했다. 두 행사 모두 수도원에서 주관해서 열리고 있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들을 즐기기 위해 오기 때문에 적자는 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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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노트켈 수석 아빠스'였다. 이 곳 오틸리엔 수도원의 총아빠스(archi abbas)를 오랫동안 역임하시고, 현재는 전 세계 베네딕도회를 대표하는 '수석 아빠스'(Abbas Primas)로 선출되어 로마 성 안셀모 수도원에서 지내시고 계신다. 교황님과도 친분이 많으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록 콘서트에 7,80대 되신 할머니들도 대거 몰려와서 손뼉치며 관람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역시나 이 날의 주인공은 수석 아빠스님이셨다. 1시간 정도 록 그룹의 공연이 끝나고, 새로운 팀이 연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30분 정도 지났을 때 주인공이 등장했다 ㅎㅎ
그리고 플룻과 전자 기타 연주로 관중들을 열광시킨 후 퇴장하셨다. 사람들은 아쉬워했다.
하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밤 11시 30분 경 다시 등장하셔서, 사람들의 마지막 아쉬움까지 다 해소시킨 후 록 콘서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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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간 중간에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말씀하시며 도움을 부탁하셨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말씀하시며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키셨다.
수석 아빠스의 열렬 팬들인 할머니들이 오틸리엔 수도원과 전 세계 베네딕도회의 선교활동을 후원하는 은인들인 셈이다. 가족들과 함께 온 젊은이들도 자연스럽게 수도원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 동안 말로만 듣던 수석 아빠스님의 록 콘서트 연주를 보았다^^* 자신의 재능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라들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