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수사의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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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판논할마 수도원의 식당과 친교의 모임

판논할마 수도원의 식당은, 처음 들어서는 순간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곳곳에 보이는 그림들은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서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이 단식하실 때 사탄의 유혹을 받던 장면이나, 잔치 중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베어서 오는 장면들과 같이, 수도자들이 식사를 하면서도 과식을 하지 못하도록 다소 밥맛(!!) 떨어지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농담인지, 실제 그것을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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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저녁 만찬을 준비한다고 오후 부터 아주머니와 주방 담당 수사님이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식당의 모습과 배치는 200년 전이나 다름이 없었다. 수도원을 구경하다 보니, 200년 전의 식당 그림이 있었는데, 지금과 똑 같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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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번 전기불을 켜지 않고, 촛불을 켜고 식사를 한다고 한다. 24일 저녁 식사. 푸른 나무 가지도 꺾어와서 식탁을 장식해 놓았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초는 사과에 꽂아 놓은 것이다. 사과가 촛대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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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취향은, 중앙 아시아를 누비던 흉노족(!! Hun)의 후예들 답게, 우리와 아주 비슷한 것 같았다. 매운 향료들과 돼지 기름 같은 것들을 많이 사용하고, 마늘과 양파 같은 것도 날로 먹었다. 저녁 식사에는 우리 나라 국수와 거의 유사한 음식을 항상 먹고, 그 다음에 다른 음식을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저녁 식사 때 마다 국수에 고추와 마늘 다대기를 덤뿍 넣어서 먹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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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후에, 휴게실에서 성탄 축하 친교의 모임을 가졌다. 옥상 아래에 있는 방이라서 아주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아빠스님이 오시더니 창문 밖을 보라고 하시길래 보니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주 오랫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헝가리에서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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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트리는 수련자들이 별 장식을 달거나, 과자를 묶어서 가지에 달아 장식을 하였다.
 
주위에는 수도자들이 각자 다른 형제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가져다 놓았다. 여기 형제들에 이끌려 성탄 트리 앞으로 갔더니만, 우리를 위한 선물도 나무 앞에 놓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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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의 모임이 무르익어 가자, 노인 수사님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헝가리의 성탄 노래들이 조용히 합창으로 들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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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들이 모두 조용히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아빠스님과 수련자가 성탄 트리에 있는 초에 불을 붙였다. 불꽃을 내며 타들어가는 폭죽(?)도 매달려 있었다.  그렇게 아기 예수님 탄생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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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신과 감성을 새롭게 해 주었던 깊은 체험들도, 마치 시간이 지난 빛 바랜 천연색 사진처럼, 내 컴퓨터 하드 디스크 안에 여기 저기 파편화 되어 묵히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내 기도의 벗들에게 사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습니다. 또한 내 삶의 기록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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