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수사의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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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말돌리 수도자들의 은수처 - Sacro Er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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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원 성당.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그린 벽화가 정면에 있다. 이곳 은수처의 주보축일이다. 이날 아랫동네에 살고 있는 까말돌리 수도자들도 함께 이곳에서 미사를 봉헌한다.>> 



<< 성당의 천사 조각상. 두 마리의 비둘기가 하나의 잔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수도생활의 관상적 측면과 활동적 측면을 상징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수도원 곳곳에서 이 문양을 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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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무알도 성인의 은수처. 다른 수도자들의 은수처도 이것과 구조가 같다. 중간에 보이는 작은 문이 예전에 수도자들에게 음식물을 넣어주던 문이다. 건물 안에도 똑 같은 문이 하나 더 있는데, 식사를 분배하는 수사가 음식물을 넣고 가면, 안쪽 문을 열어서 음식을 꺼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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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로무알도의 은수처 내부. 이것은 거실에 놓여 있는 탁자인데, 기도하거나 앉아서 묵상을 할 때 사용했던 것 같다. 거실 옆방에는 개인 기도실이 있어서 미사나 기도를 그곳에서 거행하였고, 공부를 하는 작은 방도 딸려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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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머물렀던 은수처인 '성 마르띠노' 내부. 각 개인의 은수처 마다 성인들의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곳이기 때문에 한 여름에도 난로를 피우지 않으면 상당히 추웠다. 밤새 불을 꺼뜨리지 않고 유지하려면 장작을 많이 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은 불씨들을 재로 잘 덮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이 때 배웠다.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와서는 장작 창고에서, 하루 동안 땔 나무들을 도끼질 해야 했다. 불을 피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 도착한 날은 까말돌리 수사가 불을 붙여주었다. 하지만 다음날 불을 꺼뜨리고 다시 피워야 하는데, 두 시간을 애를 썼는데도 장작에 불이 붙지 않았다. 장작을 아주 잘게 쪼개서 해 보기도 하고, 집 근처의 마른 나무들을 모아다가 불을 붙여 보기도 했다. 종이와 기름먹인 톱밥도 사용해 보았는데, 그 때만 잠시 엄청나게 뜨거운 불꽃이 솟는가 싶더니만 금방 사그라들곤 했다. 그렇게 해서는 장작에 불이 옮겨 붙지를 못했다. 

오후 3시 반이 지나면 찬기운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불은 붙지를 않았다. 강의록으로 부채질을 해 가면서, 방 안 가득히 들어찬 연기를 참으면서 불을 붙이려 했지만 불은 자꾸만 자기 먹을 것만 먹고는 죽어버렸다. 할 수 없이 저녁 식사 후에 다른 수사님에게 부탁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화로의 문을 닫았다. 그런데........  // 갑자기 불꽃이 솟구치는 것이 아닌가~~  마치 송풍기로 바람을 불어 넣는 것 처럼 불꽃이 위로 솟아 올랐다. 화로 문을 닫으니까 화로 아랫부분의 작은 구멍들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위의 굴뚝을 타고 빠져나가면서 엄청난 상승 기류가 생기는 모양이었다. 하도 신기해서 화로의 문을 여니 다시금 불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불을 붙이려고, 입으로 불고, 책으로 부채질 한 것이 다 부질 없는 일이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내 버려 두었을 때 저절로 더 잘 되었다!!  하여튼 매일 매일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면서, 새로 불을 붙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 한 수사님의 정원. 잔디와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 있었고, 한 귀퉁이에 성모상과 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모셔 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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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9월 말 어느날. 고개를 들면 뻥 뚫려 있는 파란 하늘이 보이고, 수도자들의 은수처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나무들이 보였다. 비행기들만이 하늘에 하얀 줄을 남기면서 이곳을 지나가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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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신과 감성을 새롭게 해 주었던 깊은 체험들도, 마치 시간이 지난 빛 바랜 천연색 사진처럼, 내 컴퓨터 하드 디스크 안에 여기 저기 파편화 되어 묵히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내 기도의 벗들에게 사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습니다. 또한 내 삶의 기록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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