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들

몬떼 올리베또 수도원에서의 부활 성삼일 전례

Blasio 2008. 5. 22. 19:01

수도원 성당 안에 '프란치스코 로마나' 성녀의 경당이 있다. 그 제대 앞에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님 조각상이 항상 모셔져 있었다. 성 금요일 저녁에는 이 상을 제대 앞에 모셔 두었다.



예수님께서 수난을 당하시고 죽으신, 성 금요일 밤. 제대 앞에 흰 천을 걸친 십자가와 예수님 상을 모셔다 놓았다.



성 토요일. 부활 성야 미사의 부활 초 축복.
성당 앞 마당에 불을 아주 크게 피워놓았다. 어둠을 뚫고 나오는 "그리스도의 빛"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만큼...



18년 동안 아빠스직을 수행하고 계시는 미켈란젤로 아빠스님. 수도원에서 몇 개의 본당도 관할하고 있었다. 이런 아빠스님들을 Abbas Nullius (이태리말 : abate territoriale)라고 한다. 관할 지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왜관 수도원의 아빠스님 역시 Abbas Nullius 이시다. 그 관할 지역은 북한에 있는 옛 덕원 수도원 지역이다.

이러한 '자치 수도원구'는 작은 교구와도 같은데, 사진 중간에 계시는 분이 그 교구의 총대리를 맡고 계시는 신부님이시다.



부활 성야 미사 말미에 계란을 축복하였다. 그리고 신자들이 봉헌한 빵도 축복한 다음에 신자들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또 한 가지 특이했던 것은 살아 있는 '어린 양'을 바구니에 담아서 봉헌하고 축복하였다. 그 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성당 한 쪽에 둔 어린 양이 울어 대는 통에 수도자들이 서로 마주보고 웃곤 했다~~


부활 대축일 미사 전 행렬.

수도원은 네모 나게 회랑이 있고, 그 회랑의 벽에는 성 베네딕도의 생애가 프레스코화로 그려져 있었다. 장엄하게 행렬할 때는, 제의방에서 출발하여 이 회랑을 한 바퀴 돌고 성당으로 입장하였다.



사진 촬영을 위해서 조심스럽게 아빠스님께 허락을 청했다. 흔쾌히 승락을 해 주셨다. 그리고 원장 신부님과 다른 형제들에게도 휴게 시간에 이야기를 하였다.

어떤 신부님은 부활절에 연로하신 어머니께서 방문하시는데, 내가 찍은 사진을 줄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하셨다. 찍은 모든 사진은 휴게실에 있는 공동 컴퓨터 속에 넣어 두었다. 흰색 수도자들(몬떼 올리베또의) 사이에서 검은 수도복을 입은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이 방문한 신자들에게도 낯선 광경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따뜻한 환대를 베풀어 준 몬떼 올리베또의 형제들에게 감사하며...